아빠가 책을 읽어줄 때 아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초보 아빠를 위한 책 읽기 가이드입니다.
책을 읽어주면 좋은 이유
- 상상력이 무럭무럭 자라요
독일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괴테의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늘 가장 재미있는 부분에서 멈췄다고 합니다. 내용이 궁금한 괴테가 “엄마, 그다음엔 어떻게 됐어?”라고 물으면 “네가 한번 상상해봐”라고 제안했다고 하. 괴테의 어머니는 이렇게 아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유도한 뒤, 다음 날 동화책을 이어서 읽어주었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바로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은 바로 책을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아이의 상상력은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습니다.
- 가치관을 길러줘요
예를 들어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읽어주면 아이의 머릿속에는 ‘콩쥐가 계모에게 구박을 받았다’ 보다는 ‘착한 콩쥐는 결국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라는 이야기 구조가 더 오래 남습니다. 이처럼 권선징악 등의 이야기 구조가 차곡차곡 쌓여서 아이가 평생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진리를 깨우치게 한답니다.
- 어휘력이 쑥쑥 늘어요
능동적인 자기표현의 기초는 바로 어휘력입니다.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어주면 아이의 어휘력이 좋아집니다. 특히 시를 많이 읽게 하면 언어에 리듬이 생기면서 화법이 부드러워지죠. 더불어 아이들의 마음도 부드러워지고 언어 감각도 생깁니다. 부모가 사용하는 어휘가 아이의 어휘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잊지 마세요.
이렇게 읽어주세요.
- 너무 어려운 책은 피하세요
아이의 상상력과 집중력을 고려해 너무 길고 서술적인 문장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을 읽어줄 때 문장을 생략하거나 줄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않습니다. 아빠가 먼저 읽어보면서 너무 긴 구절이나 건너뛰어도 되는 문장, 어려운 단어 등은 자연스럽게 넘어가세요.
- 너무 많은 질문은 아이를 지치게 해요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가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아빠와 책을 읽으며 재미를 느끼고 교감을 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니까요. 아빠의 잦은 질문이 오히려 아이의 상상력이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아이가 집중해서 책을 볼 때는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면 됩니다. 어린아이들은 어른만큼 표현력이 뛰어나지 않습니다. 아이가 대답을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쓸데없이 많은 질문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옵니다. 무엇보다 책 읽기 자체에 흥미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실감 나게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세요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어색하고 쑥스러운 이유는 책을 읽어줄 때 ‘실감 나게’, ‘흥미 있게’ 읽어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두 성우처럼 완벽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어요. 아이들은 목소리 톤 하나, 몸짓 하나에도 반응을 보이니 조금 서투르더라도 글의 내용에 따라 조금씩 속도와 높낮이를 조절해보세요. 구슬픈 내용은 느린 목소리, 흥분되는 내용은 빠른 목소리, 경쾌하고 희망찬 내용은 높은 목소리, 무섭고 겁이 나는 내용은 낮은 목소리, 조용하고 나른한 내용은 작은 소리, 활기찬 내용은 큰 소리로 읽어주다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줄거리에 연연하지 마세요
그림책을 보는 시기의 아이들은 그림을 보며 자신이 상상한 내용을 줄줄 읊어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모르니 아빠가 읽어줬던 내용을 외워서 말하거나 상상한 것을 그대로 입 밖으로 내뱉는 식이죠.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도 이렇게 해보세요. 책의 내용에 충실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책에 나온 글을 그대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듣는 아이의 상황이나 성격에 맞게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 표현을 들려주는 것이 어쩌면 아이에게 더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어요.
-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면 더 재미있어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항상 구연동화 하듯이 즐겁게 읽어주기가 벅차다면 한 번쯤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책 읽는 소리를 녹음해서 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집에 있을 때 틀어주세요. 구연동화 오디오를 듣는것보다 훨씬 친근하게 느낄 거예요.
초보 아빠를 위한 잠자리 책 읽기 4단계 실천법
아빠가 아이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 2~3시간 남짓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시간을 어떻게 밀도 있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와의 관계가 달라진다고 조언합니다.
- Step 1. 처음부터 너무 열의가 넘치면 오히려 금세 지치게 마련입니다. 책 읽어주기는 아기가 걸음마를 떼듯 한 걸음 한 걸음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세요. 일주일에 한두 번 짬을 내어 낮이든 밤이든 편한 시간에 책을 읽어주세요. 조금 더디더라도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책은 아이가 읽고 싶은 것을 직접 골라오게 하세요. 아이가 그때그때 좋아하는 책을 여러 번 반복해 읽어줘도 괜찮습니다.
- Step 2. Step 1 을 한두 달가량 꾸준히 실천해 아이와 책을 읽는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여기에 휴일과 주말 밤 아이가 잠들 무렵 책 읽어주기를 추가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이전보다 조금 더 두꺼운 책을 읽어주면 좋아요. 가령 전래동화를 담은 《그림 형제가 들려주는 독일 옛이야기》는 개구리 왕자, 라푼젤, 룸펠슈틸츠헨 등 여덟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서 컬러 삽화를 보여주면서 한 편씩 읽어주기 좋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겨 있어서 아빠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 Step 3. 이제 잠자리 책 읽기를 주중에도 1~2회 이상합니다. 아빠의 잠자리 책 읽어기가 주말과 휴일 밤뿐만 아니라 평일 밤에도 이어지면 아이는 이를 커다란 선물로 여긴답니다.
- Step 4. 잠자리 책 읽기를 주중 3~5회 정도로 늘려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에 총 5일 이상이 되게 합니다. 꾸준히 실천하면서 아이와 아빠 모두 잠자리 책 읽기가 주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낀다면 성공입니다.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을까?!
아이가 세 돌이 지나면 기억력과 상상력, 표현력이 더욱 발달합니다. 앞 상황을 기억하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책에 흥미를 느끼므로 줄거리가 있는 책을 읽어주세요. 또 호기심이 많아져 자연현상이나 동식물에 관한 책도 좋아하니 곤충이나 동식물의 성장 과정을 담은 책을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또래 놀이가 활발해지고 상상력이 발달하면서 사람처럼 말하는 동물, 마법이 등장하는 가상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말하기 능력이 한층 향상되어 언어놀이를 즐기고 주변의 글자에도 관심이 생깁니다.
이 시기에 아이는 직접 해본 경험치가 쌓이면서 다양한 개념을 습득하게 됩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익숙한 사물이나 동물이 의인화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아해요. 아직 주의력, 집중력은 부족한 때이니 한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짧은 이야기를 담은 책을 보여주세요.
아이와 도서관 나들이, 가볼까?
도서관은 수많은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도서
관에 갈 때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알아봅시다.
도서관이라 하면 다소 딱딱한 분위기가 먼저 떠오릅니다. 정숙해야 할 것 같고, 아무리 아이라지만 의젓한 모습으로 책을 정독해야 할 것만 같죠. 이런 경직된 생각이야말로 어린아이의 부모라면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독서교육 지침 에세이라 불리는 다니엘 페낙의 저서 《소설처럼》에 재미난 내용이 있습니다. 이른바 ‘책 읽기에 대한 열 가지 권리’라는 것인데 만약 내 아이가 도서관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기에 옮겨봅니다.
• 책을 읽지 않을 권리 • 건너뛰며 읽을 권리 •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 책을 다시 읽을 권리 •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 마음대로 상상하며 빠져들 권리 •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 소리 내서 읽을 권리
• 읽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할 권리
아빠 생각을 강요하지 마세요.
아이와 도서관에 갔다면 ‘○○을 해야만 한다’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오픈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이걸 읽어야 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봐야 해, 모처럼 도서관까지 왔으니 최소 몇 권은 읽어야지……, 이런 생각은 버리세요. 모든 고정관념과 부담감은 버리고 나들이 가듯 도서관을 찾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도서관과 친해지게 하려면
- 책은 직접 고르게 하세요
책을 찾아내는 것, 내 마음에 꼭 드는 책을 발견하는 것은 아이가 ‘새 친구를 사귀는 것’과 마찬가지로 즐거운 일일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아이가 마음껏 책을 고를 기회를 주세요. 도서관은 아이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장이기도 합니다. 만약 아이가 책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면 아빠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어도 좋습니다. 가령 인형이 달린 책이나 팝업북처럼 아이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을 골라 책과 친해질 기회를 주세요. 단 사운드북은 아무래도 시끄러울 수 있으니 대출해 도서관 밖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얇은 무릎담요를 챙기세요
유아용 열람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바닥이 차갑기도 합니다. 이럴 때 얇은 무릎담요를 깔아주면 좋아요. 무릎담요는 아빠도 아이와 함께 다리를 쭉 뻗고 편한 자세로 책을 읽고 싶을 때 무릎 덮개의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 처음엔 10~20분이면 충분해요
어린아이들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합니다. 아빠는 ‘이왕 왔으니 적어도 30분, 1시간은 있어야 본전을 뽑는다’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 하지만 아이는 조금만 갑갑해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합니다. 일단 욕심을 버리세요. 아이가 나가자고 손을 잡아끈다면 도서관 바깥 공간이나 휴게실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와 함께 지켜야 할 도서관 에티켓
손은 깨끗이!
기본적인 위생 관리는 필수이며, 특히 손에 끈적끈적한 것을 묻힌 채 책을 넘겨서는 안 됩니다. 깨끗한 손으로 책을 다루도록 지도하세요. 도서관에는 먹을 것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만약 아이가 간식을 먹고 싶어하면 반드시 밖으로 나가 먹도록 합니다.
실수로 책을 찢었을 때는?
아직 어린아이여서 책을 찢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아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는데도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미숙해 의도치 않게 책장을 쫙 찢어버릴수도 있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사서에게 상황을 설명하세요. 도서관마다 책을 손상했을 경우 적용하는 규정이 있으니 그대로 따르면 됩니다. 아이에게는 ‘책은 소중히 여기고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라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책을 망가뜨릴까 봐 걱정된다면 처음에는 찢어지지 않는 두꺼운 보드북 위주로 보게 하세요.안전사고에 유의하세요
어린이 도서관이라도 위험한 요소가 있게 마련입니다. 아이가 책상이나 의자에 올라갈 수도 있고, 어설픈 손길로 책을 꺼내다 떨어트릴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어린 아이이니 안전사고에 신경을 쓰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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